스마트폰이나 포토샵을 이용해 사진 속 사람이나 사물을 지우는 건 이제 너무나 쉬운 일이 됐다.
배경에 방해되는 행인, 실수로 찍힌 사물, 얼굴 없는 셀카… 클릭 몇 번이면 흔적 없이 지워진다.
그런데 정말로 흔적 없이 지워지는 걸까?
요즘처럼 AI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지운 사진’을 되살릴 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까?
AI 이미지 복원 기술, 어디까지 왔을까?
AI 기반 이미지 복원 기술은 딥러닝(Deep Learning)과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해왔다.
대표적인 방식은 이미지 인페런스(Image Inference) 혹은 인페인팅(Inpainting)이라 불린다.
이는 사진에서 손상되거나 삭제된 영역을 주변 맥락 정보를 기반으로 채워 넣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단순한 패턴 보정 수준이 아니라, 이전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은 형태와 색감, 구성까지 ‘창작’하여 복원할 수 있다.
실전 툴: 실제로 가능할까?
- Photoshop Generative Fill: Adobe의 생성형 AI 기능. 지운 영역에 자동 배경 복원은 물론, 인물의 일부도 자연스럽게 재구성함.
- GFPGAN: 중국 텐센트에서 만든 AI 얼굴 복원 알고리즘. 흐릿한 얼굴, 지워진 이미지도 선명하게 복원함.
- Erase and Replace AI: 사진 속 인물을 지우고 새로운 인물로 대체하는 실험적 기술도 존재함.
이런 기술들은 사람이 봤을 때 ‘그럴듯하게’ 느껴질 정도의 수준은 이미 넘어서고 있다.
테스트: 지운 얼굴, AI가 되살릴 수 있다?
최근 SNS에서는 ‘지운 사람을 복원하는 AI’ 테스트 영상이 화제가 됐다.
배경 속 인물만 깔끔하게 지운 뒤 AI 복원 툴에 넣었더니, 그 자리에 사람 형태를 유사하게 복원해낸 것.
머리카락, 옷 색, 위치, 방향 등 존재했을 법한 실루엣과 외형을 높은 정확도로 재현할 수 있다.
같은 장소에서 찍힌 유사한 사진을 학습시킨 AI라면, 지운 인물의 모습도 거의 유사하게 생성 가능하다.
오해: 사진을 ‘삭제’하면 안전할까?
많은 사람들은 사진을 지우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절반의 진실이다.
SNS나 블로그에 한 번 올라간 이미지는 서버에 캐시로 저장되거나 썸네일 형태로 남는 경우도 있다.
사진을 ‘지운다’는 행위는 공개 여부를 통제하는 것이지, 복원 가능성까지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AI 복원 기술, 어디까지 위험한가?
누군가 악의적으로 이미지를 다운로드한 뒤, 지워진 부분을 복원해 허위 조작 이미지를 만들거나,
실존 인물에 대한 오해를 유도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 커플 사진 속 제3자 존재 여부를 인페인팅으로 추정
- 삭제된 얼굴을 복원해 SNS에 유포
- 썸네일에 쓰인 가공된 장면이 진짜로 오해되는 사례
사용자의 주의와 윤리의식도 함께 요구되는 시대다.
사용자 수칙: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 사진 올리기 전 배경 정리와 흐림 처리를 습관화
- 반사, 유리, 그림자 등 비의도적 노출 요소 확인
- AI 복원 방지용 워터마크 삽입 고려
- 삭제보단 애초에 공개 제한 선택이 더 안전
결론: 복원보다 사전 차단이 답이다
AI 복원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웠다’고 끝이 아니라, 오히려 ‘지워졌기에 더 궁금해지는 시대’다.
삭제보다 공개 전의 점검이 훨씬 더 중요하다. 사진 한 장이 자신을 해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의 개인정보 보호는, 이미지 한 컷에서 시작된다.